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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나 퍼레이드 행렬의 맨앞에 선 밴드들이 탄 마차를 밴드왜건이라고 한다. 밴드왜건을 뒤 따라서 긴 행렬이 이어진다. 자동차가 대중화된 이후에는 마차의 자리를 자동차가 대신했다. ‘밴드왜건에 오른다’는 표현이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1848년에 당시 가장 인기가 높았고 유명했던 광대인 라이스(Dan Rice)가 1848년 선거운동에서 마차에 악대를 태워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 시도한 데서 기인한다. 밴드왜건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하자 그 이후 많은 정치가들이 밴드왜건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그 이후 1900년의 브라이언(William J. Bryan) 후보의 대통령 선거운동에서 밴드왜건은 기본이 되었다.



편승효과에 관한 실험


정치학에서는 선거운동에서 우세를 보이는 후보 쪽으로 투표자가 가담하는 현상을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라고  한다. 처음에는 지지하지 않았던 후보나 무관심했던 후보가 우세를 보이면 자신이 지지했던 후보를 포기하고 대세를 잡은 후보 쪽으로 돌아서는 현상이다. 일종의 편승효과이다. 이러한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보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설령 내 의견이 옳다고 생각해도 주위 사람들의 다른 생각과 충돌하면서 사는 것이 마음 편하지 않으므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확인하고 이에 따르기 때문이다.



주위 사람과 다르게 보이거나 또는 전체집단 앞에서 자신이 어리석게 보이는 것을 기피하기 위해 자신의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의 생각에 크게 의존하는 편승효과는 1952년에 발표된 사회심리학자인 애쉬(Solomon Asch) 교수의 연구 결과에 의해 잘 설명되고 있다.


1950년대 초, 스와트모어 대학(Swarthmore Colle ge)의 심리학 교수인 애쉬는 ‘시력검사’라는 이름의 심리실험에 참여할 남학생들을 모집했다. 자원한 학생들 7-9명을 하나의 실험집단으로 구성하고, 각 집단은 두 개의 카드에 표시한 수직 직선의 길이를 맞추는 검사를 받도록 했다. 일정한 길이의 직선을 첫 번째 카드에 표시하고, 두 번째 카드에는 3개의 직선을 표시했다. 두 번째 카드에 표시된 3개의 직선 가운데 하나는 첫 번째 카드의 직선의 길이와 일치한다. 이때 두 번째 카드에 표시된 직선의 길이를 명료하게 서로 다르게 설정했으므로 길이에 대한 혼란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7-9명의 학생들은 두 번째 카드에서 첫 번째 카드에 표시된 길이와 일치하는 선을 찾도록 했다. 이러한 검사는 매번 다른 길이로 18번 반복해서 진행되었다. 이러한 실험은 3개 대학에서 100명 이상의 실험 대상자를 상대로 진행했다.



애쉬의 실험에 사용된 한 쌍의 카드. 왼쪽 카드의 선이 기준선이 되고 오른쪽 카드에는 비교 대상이 되는 3개의 서로 다른 길이의 선이 그려져 있다.
애쉬 교수는 각 실험집단에 1명의 실험대상자를 투입했다. 실험 대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실험 참가자들은 애시 교수로부터 실험에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사전에 지시받은 실험 협조자들이다. 실험대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실험 참가자들 전원은 여섯 번의 검사에서는 정답을 말하도록 하고, 나머지 12번은 모두 동일한 틀린 답을 선택하도록 지시했다. 실험 대상자는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다. 이때 실험은 공개적으로 진행되었다. 사전에 지시를 받은 실험 참가자들의 틀린 답은 누가 보아도 틀렸음을 알 수 있었다.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선의 크기에 대해 모든 앞의 사람들이 틀린 답을 선택하는 것을 본 실험대상자는 크게 당혹해 했다.

놀랍게도 실험 대상자의 4분의 1만이 앞의 모든 사람들이 대답한 선의 크기가 틀렸음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정답을 제대로 대답했을 뿐이다. 나머지 실험 대상자들은 자신은 선의 크기를 정확하게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의 모든 사람들이 대답한 틀린 답을 적어도 한 번 이상 따라갔다. 실험 대상자 가운데 일부는 12번 모두 자기 생각을 무시하고 앞의 모든 실험참가자들이 응답한 틀린 답을 따랐다. 실험 결과를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애쉬 교수는 시각적인 착각을 배제하기 위해 두 번째 카드에 표시한 세 개의 선의 크기를 서로 20cm 이상 차이가 나도록 했다. 그러나 실험결과는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개인의 소비는 타인의 소비행태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애쉬 교수는 실험이 끝난 후에 앞사람의 오답을 따라간 실험 대상자를 별도로 인터뷰한 결과 이들이 앞사람이 틀린 것을 알고도 그들의 답을 따라갔음을 알아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앞의 사람들이 첫 번째 사람의 틀린 답을 양처럼 순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들도 이에 따랐음을 밝혔다. 다른 일부는 다른 모든 사람들이 선택했으므로 이 답이 옳을 것으로 결론짓고 자신의 착시를 숨기기 위해 다수의 그늘로 숨어들어갔음을 인정했다. 애쉬의 실험은 사람들이 주위의 다수 의견을 일종의 사회적 압력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의사결정에 반영함을 확인한 것이다.

경제학에서 밴드왜건 효과는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상품을 소비하기 때문에 그 상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출처: NGD>


전통적인 경제이론은 소비자의 소비 의사결정은 다른 소비자와 독립적으로 이루어진다고 가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소비자의 소비는 타인의 소비행태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와 함께 먹느냐에 따라서 먹는 습관과 먹는 양에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혼자 식사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먹으면 더 많은 양의 식사를 하게 된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둘이 함께 먹으면 혼자 먹을 때보다 35% 정도를 더 먹게 되고, 4명 이상이 먹게 되면 혼자 먹을 때보다 75% 정도 더 먹고, 7명 이상이 함께 먹으면 거의 두 배 가깝게 더 먹는다고 한다.
이와 같이 개인의 소비가 타인의 소비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경우에 밴드왜건 효과가 발생한다. 경제학에서 밴드왜건 효과는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상품을 소비하기 때문에 그 상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들이 소비하는 상품을 따라서 소비를 하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시세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 함께 교류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답습하기 위해서, 가까운 사람들의 주위 사람들과 비슷하게 지내기 위해서, 유행의 첨단에 서거나 맵시를 내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지내기 위해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소비하는 상품을 쫓아서 소비를 증가시킨다. 편승효과에 따른 수요의 증대이다. 밴드왜건 효과는 선호에 따른 수요의 증가이므로 수요곡선은 여전히 우하향의 형태이다.

밴드왜건과 상반되는 스놉효과

밴드왜건 효과는 스놉효과(snob effect)와는 상반되는 효과이다. 스놉효과는 다른 사람들이 소비하면 그 상품에 대한 수요량이 오히려 감소한다. 즉 스놉효과는 한 개인이 타인과 거리를 두면서 배타적이고 차별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난 달라’ 족에게서 발생하는 효과인 데 반해 밴드왜건 효과는 다른 사람과 함께 비슷하게 지내기 위해 다른 사람에 편승하는 데서 발생하는 효과이다. 베블런 효과는 과시적 소비를 나타내므로 값이 싸면 수요가 없고 오히려 값이 비싸야만 수요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라이벤스타인(Leibenstein) 교수는 굳이 베블렌 효과와 스놉효과를 구별한다면 후자는 타인의 수요량의 함수인 데 반해서 전자는 가격의 함수로 정의할 수 있다고 했다.  


참고문헌 : J. Cassidy, [How Markets Fail], (FXG Books, 2009); H. Leibenstein, \"Bandwagon, Snob, and Veblen Effects in the Theory of Consumers\' Demand,\"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950, 183-207; R. H. Thaler and C. R. Sunstein, [Nudge], (Penguin,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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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철환 /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Santa Barbara)에서 경제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요 저서로는 [즐거운 경제학], [환율이론과 국제수지] 등이 있다. 최근에 발표한 논문으로는 \"Does Korea have Twin Deficits?\" Applied Economics Letters, 2006; \"Do Capital inflows Cause Current Account Deficts?\" Ap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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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왜건 효과/스놉효과/배블런효과 정도는 알고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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